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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책 씹어먹기

덫 & 늪

MC 김댓 2021. 5. 5. 22:20


스탈린을 한번 만난 사람은 "그를 다시 만나고 싶어 안달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이제 우리가 영원히 하나가 됐다고 여길 만큼

강한 유대감을 느끼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종종 그가 보이는 다소 시큰둥한 태도는 수하들을 미치게 만들었지만, 그런 분위기가 지나고 나면 다시 또 언제

그랬냐는 듯 그의 애정을 흠뻑 느낄 수 있었다.

 

스탈린에 대한 반란 모의를 거부하고 키로프는 의리를 지켰다 그는 스탈린에게 모반을 밀고했고 스탈린은 고마워서

어쩔 줄 몰라 했다. 그러나 그때부터 키로프를 대하는 스탈린의 태도는 어쩐지 달라져 있었다.

전에 볼 수 없던 냉담함이 있었다.

 

기로프는 곧 자신이 어떤 곤경을 자초했는지 깨달았다. 그는 스탈린이 생각만큼 인기 있지 않다는 사실과 

더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인물이 적어도 한명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샘이었다. 

키로프는 덫에 걸린 기분이었다.

 

1934년 12월 총잡이 한 명이 사무실 바로 앞에서 키로프를 암살했다. 

대놓고 스탈린이라고 지목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지만, 그의 암묵적 승인이 있었던 만큼은 거의 확실해 보였다.

 

스탈린과 같은 '심한 자기도취자'의 유형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맺고 싶은 욕구 때문이 아니라 남을 지배하고

조종하고 싶은 욕구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것 점이다. 이들이 당신을 갖고 노는 데 필요한 약점을 찾아내기 위해

당신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탐구한다.

 

당신의 어깨에 팔을 두른 그 순간 만틈은 그들도 동지애를 느낀다. 다만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그 관계가

진정성 있고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하지 않게끔 그 감정을 억누르고 통제한다.

그들은 관심과 애정을 보여주어 당신을 끌어당긴 다음, 반드시 더 깊은 냉담함 속으로 당신을 꾀어 들인다.

내가 뭘 잘못한 건가? 어떻게 해야 그가 나를 다시 좋아할까? 

이런 수법은 겨우 1~2초 정도의 찰나 동안 느끼고 지나갈 만큼 교묘하지만 효과만큼은 확실하다.

바로 팜 파탈이 사용하는 전형적인 '밀당' 이다. 

언젠가 느꼈던 그 따뜻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싶게 만드는 수법 말이다.

통제광 자기도취자들은 당신의 욕망을 자극해 그들과 가까워지게 만들면서도 언제나 한 뼘만큼의 거리를

유지한다.

 

핵심은 통제력이다. 당신에게 미치는 힘이 어느 정도 공고해졌다 싶으면, 자신이 아직도 계속

매력을 보여주며 상대를 홀려야 한다는 사실에 분개한다.

'내가 왜 남들한테 관심을 기울여야해? 그들이 나한테 관심을 기울이면 될걸!'

그래서 그들은 한때는 친구였던 사람에게 반드시 등을 돌린다.

 

본능적 공감을 활용하면 우리도 그들을 꿰뚫어볼 수 있다.

그들이 보여주는 관심은 깊이가 없고, 결코 오래 지속되지 않으며, 틀림없이 팜 파탈과 같은 밀당을 전개한다.

그들이 겉으로 홀리는 매력에 한눈을 팔지만 않는다면 이 냉담함을 감지할 수 있을 테고

그들의 관심은 늘 그들 자신에게로 귀결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 사람의 과거를 한번 살펴보라. 그들은 자신의 약점까지 내보일 수 있는 깊고 친밀한 관계를

맺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을 것이다.

 

상대가 통제광 자기도취자라고 의심되면 반드시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들은 호랑이과 같아서 일단 가까이 가고 나면 도망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잡아 먹히고 말 것이다.

 

<출처 : 인간 본성의 법칙(2018), 로버트 그린 저, 이지연 옮김, 위즈덤 하우스>